아들에게 쓰는 편지 16

친절한 부대찌개

오늘은 엄마가 부대찌개가 먹고싶다고 해서 지하철도 일부러 한정거장을 더 가서 선유도역에 있는 마트에 들러 두부랑 햄을 사온뒤 본격적인 요리를 시작했지.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으며 둥이, 엄마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것 같더구나 그거 아니? 누군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도 큰 기쁨이 된단다. 둥이도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며 살기를 바란다. 길을 가다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조금 늦게 가더라도 먼저가서 도와주고 문을 열때는 뒤에 사람이 오는 경우 조금 더 잡아주고 엘리베이터를 타서도 사람들이 다 내릴때까지 열림버튼을 눌러주는 아주 작은 친절이 둥이에게 더 큰 사랑으로 돌아올 것이야 친절한 둥이씨 아빠랑 약속 지킬 수 있겠..

세 가지 선물

오늘은 퇴근길에 둥이와 엄마를 위한 세가지 선물을 준비했단다. 첫번째는 분홍색과 빨간색이 조화를 이루는 예쁜 장미꽃인데, 예전 혜민스님께서 집안에 꽃을 두면 최소한 일주일간 미소와 웃음을 피워둘 수 있다는 명언이 생각나더라고 두번째는 둥이가 엄마의 보금자리안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듣게 될 태교동화란다. 잠들기전 아빠가 멋진 목소리로 들려주도록 할께 둥이는 배려와 사랑, 우정 등을 재미있게 배우게 될거야 세번째는 칼슘과 철분이 듬뿍담긴 영양제인데 이거 먹고 엄마와 둥이 모두 건강하면 좋겠어 아빠가 준비한 선물이 조금 마음에 드니? 둥이가 선물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보고싶구나

세상에 나오는 이유(2)

지난번 세상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라고 했지 오늘은 세상에 나오는 두번째 이유를 설명해주고 싶구나 둥이가 세상에 나오면 모든 것들이 새롭고 신기해 보이기만 할거야 세상의 빛과 소리, 엄마 아빠의 얼굴과 품안까지도 또 낯선 사람들과 세상들과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 무슨 얘기를 할지 짐작이 오니? 세상에 온 두번째 이유는 끊임없이 배우기 위함이란다. 처음 옹알이를 하고 엄마 아빠를 부르고 눈에 보이는 것들과 하나씩 친해지는 모든 것들이 다 배움이란다. 그리고 그 배움에는 끝이 없기 때문에 아빠처럼 나이가 들어도 낯선 것들과 친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것이지 둥이도 무엇이든 배우는 것에 흥미를 갖고 열정을 쏟기를 바란다. 아주 천천히 자연스럽게. ..

세상에 나오는 이유

오늘은 둥이가 꼭 태어나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 해 주고 싶구나 세상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이다.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모를 수 있겠지만, 사랑이란 쉽게 얘기하면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내가 가진 것을 서로 나누어 주는 것이란다. 엄마 아빠는 둥이를 위해 최고의 사랑을 선물해주고 싶단다. 배고플땐 따뜻한 우유도 타주고 반짝이가 달린 예쁜 옷도 입혀 주고 멋쟁이 장난감 자동차도 사주고 동화책도 읽어주고 함께 동물원에 가서 곰아저씨도 구경하고 그리고 엄마 아빠가 준 사랑을 세상에 많은 이웃들과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둥이가 되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만큼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들아 안녕 오늘은 둥이보다 아들이라 불러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나 보네 아직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빠는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아들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아빠는 아들과 함께 하고싶은 일들이 참 많단다 공원에 산책도 하고 산과 바다로 여행도 가고 함께 목욕탕도 가고 수영장도 가고 맛집도 찾아 다니자 넌 우리의 자랑이자 미래란다 사랑이 넘치는 엄마 아빠의 정원으로 놀러온 것을 환영한다 봄소풍 가듯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 손잡고 놀러가자

둥이와의 첫 인사

둥이야 안녕 아직 아빠라고 하기에 다소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엄마 다음으로 힘들때 가장 먼저 부르게 될 아빠가 여기에 있다. 엄마가 만들어준 조그마한 섬 안의 세상은 어떠하니 비록 다뜻한 햇살이 비추는 꽃피는 정원은 아니라도 엄마와 단 둘이서 은하수를 보고 별들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우주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그 곳엔 평화와 사랑이 늘 숨쉬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넌 신이 내려주신 가장 큰 선물이자 축복이야. 항상 밝고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바란다. 둥이를 평생 사랑하고 믿고 아껴줄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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